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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우디 RS e-트론 GT, 시속 263km · 제로백 3.1초 '독일서 봉인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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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3-04-25 11:25

[시승기] 아우디 RS e-트론 GT, 시속 263km · 제로백 3.1초 '독일서 봉인 해제'

독일 네카르줄름에서 뉘른베르크로 향하는 길목 일부 구간에서 계기판에 낯선 표지판이 등장했다. 동그란 원 안쪽으로 5개의 사선이 채워진 제한속도를 포함한 일부 법규의 해제 표시. 흔히 '아우토반'으로 알려진 독일의 고속도로는 원활한 차량 흐름을 목적으로 고속 주행을 포함한 대형 차량의 추월 등에서 이전 구간의 제한 사항을 해당 표지판을 통해 해제한다. 

곳곳에서 도로 공사가 빈번히 진행 중이고 예상보다 많은 대형 차량으로 인한 차량 정체로 속도 무제한 구간에서 실제 제대로 달려보긴 쉽지 않지만 교통 흐름만 잘 탄다면 국내에서 경험하기 힘든 초고속 주행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아우디의 고성능 순수전기차 RS e-트론 GT는 국내 제원상 알려진 최고속도 250km/h를 웃도는 263km/h에서도 부족함 없는 가속력을 발휘하고 속도를 더할수록 안정감 또한 동반 상승했다. 

여기에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위치한 노이부르크 서킷에서 경험한 이른바 '제로백'.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까지 순간 가속력 테스트에서 RS e-트론 GT는 제원상 3.3초를 뛰어넘는 3.1초의 놀라운 순발력을 나타냈다. 

해당 모델의 완전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국내 기준으로 복합 336km. 이 또한 꽤 보수적인 수치로 실제 독일의 고속도로와 국도를 한나절 신나게 달리고도 예상보다 여유로운 주행가능거리를 남겼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와 신생 스타트업이 앞다투어 고성능 순수전기차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이를 통해 자사 기술력의 우월함을 증명하려 한다. 그리고 실제 이들의 기술 격차는 100년 이상의 자동차 역사가 무색할 만큼 적어도 제원상으로 비등한 수준을 보인다.

다만, 실제 도로에서 전달되는 주행 감성 그리고 작은 디테일에서 시작되어 결과적으로 큰 격차로 이어지는 종합적인 주행 평가에서 지난 시간의 흐름을 초월하기란 후발 주자에게 여전히 넘기 힘든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벽이다. 

아우디 RS e-트론 GT는 이런 부분을 증명이라도 하듯 제원상 동등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와는 사뭇 다른 주행 질감을 나타내고 서킷과 일반도로 어디에서도 만족스러운 달리기 성능을 보였다. 무엇보다 아우디를 상징하는 슈퍼카 'R8' 자리를 대신할 만큼의 존재감을 발휘한다. 실제 네카르줄름 인근 뵐링어 호페 공장에서 이들이 함께 생산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RS e-트론 GT의 특별함은 배가된다.

RS e-트론 GT는 내연기관에서도 그랬지만 아우디 RS 특유의 강력한 퍼포먼스와 다이내믹한 핸들링 등 주행 성능을 극강으로 끌어 올린 부분이 주요 특징으로 해당 모델은 최초의 순수 전기 RS 모델이라는 부분에도 의미를 더한다. 

RS e-트론 GT는 일반 e-트론 GT와 동일하게 2개의 강력한 전기 모터가 전륜과 후륜에 각각 탑재되고 플랫폼은 폭스바겐그룹의 J1을 사용하는 까닭에 포르쉐 '타이칸'과도 직접 경쟁모델로 등장한다. 

여하튼 해당 모델은 646마력의 최고 출력과 84.7kg.m의 최대 토크로 강력하고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선사하며, 최고 속도는 25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3.6초, 부스트 모드에선 3.3초의 순발력이 국내 제원상 수치다.

RS e-트론 GT와 일반 e-트론 GT에는 공통적으로 93.4kWh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되고 완전충전시 e-트론 GT 콰트로의 경우 362km, RS e-트론 GT는 336km 주행가능거리를 보인다. 

애초에 개발부터 순수전기 스포츠카를 목적으로 개발된 까닭에 e-트론 GT는 차량에서 가장 큰 하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자동차의 가장 낮은 지점인 차축 사이에 위치시켰다. 이를 통해 스포츠카에 적합한 낮은 무게 중심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방 및 후방 차축 사이의 하중 분포를 가장 이상적인 50:50에 매우 근접하게 제공하는 부분도 이상적 주행감에 도움을 준다. 

이 밖에도 해당 모델은 800V 시스템 전압을 통해 높은 연속 출력을 제공하고 충전 시간을 단축시키며 배선에 필요한 공간 및 무게를 줄인 부분도 눈에 띈다. 또 충전 시간은 급속충전을 통해 80%까지 20여분이 소요되고 5분 충전으로 약 100km 주행 또한 가능하다. 

달리기 성능에서 아우디하면 사륜구동 '콰트로'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겠다. 해당 모델에는 전자식 콰트로 시스템을 탑재해 주행 상황에 따라 후륜 전기 모터가 활성화되며 기계식 콰트로 구동보다 약 5배 더 빠른 전환 속도를 보인다. 이를 통해 네 바퀴로부터 에너지가 회수됨에 따라 높은 에너지 효율을 자랑할 뿐 아니라 정차 시 출발과 동시에 최대 토크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여 효율을 극대화한다. 

또한 RS e-트론 GT에 탑재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속도 및 주행 스타일에 따라 자동으로 차체 높이가 조절되어 다이내믹하고 안정감 있는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전달한다. 

RS e-트론 GT 디자인은 그란 투리스모의 역동적인 비율을 유지하면서 스포티함과 편안함을 강조하며, 최적화된 공기 역학 디자인을 선보인다. 루프라인과 낮은 포지션의 공기역학적 디자인은 항력 계수를 0.24Cd까지 낮춰 높은 효율성을 자랑할 뿐 아니라 초고강도 강철과 강화 배터리 하우징으로 높은 강성과 충돌 안전성도 확보했다. 

또 레이저 라이트가 포함된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와 레이저 라이트에 들어간 블루 색상의 'X'자 요소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라이트 시그니처를 나타내고 후방 전체 폭에 걸친 애니메이션 라이트 스트립은 중앙선에서 바깥쪽을 향해 더 넓게 동적으로 변하며 더욱 강렬한 인상을 전달한다. 

실내는 스포티함과 편안함이 동시에 느껴지고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중앙에서 약간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계기판 등 운전자에 중점을 둔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또 뒷좌석에 넓고 오목한 부분이 있는 하단을 형성하여 배터리를 탑재해 탑승자에게 넉넉한 레그룸 또한 제공한다. 

이 밖에도 해당 모델에는 주행 편의 장치로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를 기본 탑재하고 사이드 어시스트, 교차로 보조 시스템,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 서라운드 뷰 디스플레이, 360도 카메라, 프리센스 360도 등의 다양한 안전 시스템 또한 탑재됐다. 


김훈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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