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545[김흥식 칼럼] 현기차 비싸다는 사람들은 뇌구조 들여다 봐야함
조회 2,882회 댓글 0건
머니맨
2023-08-03 11:25
[김흥식 칼럼] '현기차 비싸다는 사람들은 뇌구조 들여다 봐야함'
어머니는 시장에서 사시는 콩나물 한 봉지도 매번 '비싸다'고 하셨다. 손이 가는 것마다 '뭐가 이렇게 비싸 깎자' 흥정하시는 게 창피해 모르는 사람인 척, 슬그머니 손을 놓았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누구도 '비싸면 사지 마'라고 떠밀지 않았다. 시장 인심 한 줌 더 얹어주면 파는 이, 사는 이 모두 미소가 가득했다.
자동차도 죄다 비싸다 소리를 듣는다. 주머니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고성능 차나 경차 모두 비싸다고 한다. 부자는 몰라도 세상 어디든 싸다는 소리를 듣는 자동차는 없다. 살 필요가 없어도, 살 수도 없는 차도 입버릇처럼 비싸다고 한다. 문제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시장을 독점하면서 상품의 적정 가치 이상 가격을 비싸게 받는 일이다.
현대자동차 직원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직장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현기차 비싸다는 사람들은 뇌구조 들여다 봐야함'이라는 글을 뒤늦게 봤다.(그의 진심이 담기기를 바라는 마음에 교정없이 게시된 글을 그대로 옮긴다). 그는 '제네시스, 싼타페, 그랜저에 옵션 덕지덕지 붙여서 사놓고는 차값이 비싸네 어쩌넼ㅋㅋㅋ'라며 '돈이 없으면 형편에 맞게 캐스퍼, 베뉴, 코나, 아반떼 사든가 그럼'이라고 했다.
'비싸다 어쩌다 암만 떠들어봐라 그 성능에 그 편의 기능 갖춘 동급 차가 세상에 있는지'라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현기차가 잘 팔리는 건 한국사람들이 선심 쓰듯 사줘서가 아니라 상품경쟁력이 높을 뿐인 거임'이라며 자부심과 긍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맞는 말 같기도 한데, 이 사람 본질을 모른다. 우선 '싼타페 그랜저에 옵션 덕지덕지 붙여서 사놓고는 차값이 비싸네'라는 말부터 보자. 현대차 옵션은 대부분 패키지화했다. 예를 들면 싼타페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같은 기본 옵션을 KREL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아니면 디지털 키와 묶어놨다.
다른 모델도 다르지 않다. 분류가 가능하고 꼭 있어야 할 기능을 다른 옵션과 묶어 파는 패키지도 수두룩하다. 이렇게 기능이 다른 옵션을 하나로 묶어서 선택의 여지를 없애는 걸 우리는 옵션 질이라고 한다.
옵션을 세분화해 꼭 필요한 것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덕지덕지 조합한 패키지를 굳이 고를 이유가 없다.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트림을 운영하는 것도 상술의 하나다.
'돈이 없으면 형편에 맞게 캐스퍼 베뉴 코나 아반떼 사든가'. 아니다. 주머니 사정 때문에 싸지도 않은 이런 차를 사는 것도 있겠지만 이건 대한민국의 대대수 합리적 소비자를 모욕하는 말이다. 글쓴 이보다 더 높은 자리가 확실한 현대차 임원 가운데 누구는 꽤 오래된 연식의 아반떼를 타고 있다.
억대 수입의 인플루언서도 경차를 타고 있다. 연간 매출이 꽤 되는 꽃집 사장, 그리고 청년 사업가나 예술가 등을 내세워 작은 차를 좋다고 광고하면서 때가 어는 때인데, 체면 때문에 저런 소형차를 아무도 안 산 다고 보는 정신 세계가 경이롭다.
하이라이트는 '현기차가 잘 팔리는 건 한국사람들이 선심쓰듯 사줘서가 아니라 상품경쟁력이 높을 뿐인 거임'이라고 한 대목이다. 선심을 쓴 게 아닌 건 맞다. 누가 수천만 원짜리 차를 애국심, 선심으로 살까.
그런데 현기차를 사는 한국 사람 상당수는 그가 말한 것처럼 수입차가 비싸서다. 그렇다고 현기차가 싼 것은 아니다. 디자인, 품질, 성능에서 분명히 앞선 수입차가 있는데 현기차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비지떡처럼 어쩔수 없이 현기차를 사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만약 폭스바겐, 도요타 그리고 벤츠나 BMW, 아우디 주력 모델의 가격이 현대차, 기아 그리고 제네시스의 동급 모델과 같다면 형편이 되든 안 되든 뭐를 선택할 것인지 뻔하지 않은가. 현대차와 기아 상품 경쟁력이 이들 것보다 높다는 것에 공감하는 이는 또 얼마나 될까.
'10명에 9명이 현기차 선택해놓고 난리를 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수입차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 말고는 선택의 폭이 좁아진 시장이라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고 가격을 올리려 옵션 질을 했다는 의심, 그리고 상품성 가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서다.
'현기차는 비싸다'는 말의 쓰임새에 딱 맞는 예가 있다. 지난봄 진해 군항제에서 판 5만 원짜리 돼지 바비큐다. 비계가 더 많은 돼지고기에 된장 한 스푼, 양파 몇 개를 담아 5만 원에 팔면 비싸다, 또는 바가지라는 소리를 들었다. 비싸다는 지적은 뇌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상품의 가치에 적절한 품격을 갖췄을 때 듣지 않을 얘기다.
현대차는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최고의 영업익을 냈다. 도요타를 능가하는 역대급 마진을 기록하자 일본의 한 매체는 '현대차가 내국인에게 차를 비싸게 팔아 기록적인 이익을 거뒀다'라고 꼬집었다.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지만 어쨌든 자동차 한 대를 팔아 남기는 마진이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럼 비싼 게 맞다. 현기차 직원 중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딱 저 한사람이기를 바란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영상] 11월 1주차 글로벌 자동차 이슈
[0] 2024-11-11 17:00 -
기아 EV3, 독일 ‘2024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 수상
[0] 2024-11-11 15:45 -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리비안에 차세대 원통형 ‘4695’ 배터리 공급
[0] 2024-11-11 15:45 -
중국산 전기차보다 저렴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장에 유럽 들썩
[0] 2024-11-11 15:45 -
혼다, 도심 주행에 최적 · 더 스포티한 '디오 125' 국내 출시… 판매가 269만 원
[0] 2024-11-11 15:45 -
벤틀리 첫 전기차는 SUV, ‘비욘드100+’ 2035년까지 완전 전동화 추진
[0] 2024-11-11 15:45 -
속도위반 '1만 9651번' 수십억 과태료 체납왕이 세운 믿기 힘든 기록
[0] 2024-11-11 15:45 -
'딱지 치기 해볼까' 기아 '스포티지-오징어게임' 콜라보...팝업 쇼룸 운영
[0] 2024-11-11 15:45 -
전기차 배터리에 '개별 식별 번호'...내년 2월 시행 인증제 하위법령 마련
[0] 2024-11-11 15:45 -
기아 EV3, 독일서 본격 출고전 상부터 ‘2024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 수상
[0] 2024-11-11 15:4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제네시스 G80·G80 전동화 모델, 미국 IIHS 충돌평가 최고 안전한 차 선정
-
[EV 트렌드] '대중화 모델에도 고성능은 빠질 수 없지' 기아, EV5 GT 개발중
-
영국 슈퍼카와 하이엔드 오디오를 '집에서' 제플린 맥라렌 에디션 출시
-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모토굿찌 'V100 만델로' 국내 출시
-
BMW 코리아, 라이프스타일 제품 ‘BMW 밴티지’ 앱 통해 판매 개시
-
현대성우쏠라이트 ‘오토메카니카 두바이 2023’ 전시 성황리 마무리
-
한국타이어,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업무협약 체결
-
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차 판매 66% 증가/전동화차 점유율 20%
-
BMW그룹, 3분기 전기차 판매 79.6% 증가/점유율 15%
-
UAW, 포드 켄터키 트럭 공장 파업 확대
-
'다시 한번 기아' EV4 · EV3 콘셉트 세계 최초 공개...전기차 시대 전환 속도
-
'전기차 대중화의 시작점' 기아 EV5 국내 최초 공개… E-GMP 첫 전륜 구동
-
중국 자동차 최다 보유 도시 '베이징'이 아니네...쓰촨성 청두 638만대로 1위
-
제네시스, 미국시장 판매 거점 33개주로 확대
-
ZF, 미국 오셔니어링에 3세대 전기 셔틀 라이선스 부여
-
애스턴마틴, 2025년 목표 고성능 전동화 전략 단비...英 정부 145억 지원
-
우승상금 3억 그리고 GV80 쿠페, KPGA ‘2023 제네시스 챔피언십’ 개막
-
기아 ‘웰컴휠 캠페인’ 교통약자 이동 편의 및 접근성 위한 이동식 경사로 보급
-
현대차 ‘2023 현대 트럭 & 버스 페스타’ 개최...화물 창업 아카데미도 진행
-
두 거물, 포르쉐와 프라우셔...핸들링 좋은 프리미엄 전기 요트 'e팬텀 에어' 공개
- [유머] 자다가 남친앞에서
- [유머] 미국인이 햄버거 썰어먹는걸 극혐하는 이유
- [유머] 광합성
- [유머] 네발로 기어들어가
- [유머] 세상에서 제일부정적인동물
- [유머] 강아지가 좋아하는이유
- [유머] 토끼야 괜찮아?
- [뉴스] '무빙', 시즌2로 돌아온다... '강풀 작가 대본 작업 돌입'
- [뉴스] '방탄소년단 진과 회전목마 탈 사람 구합니다'... 50명과 이색 팬사인회 열린다
- [뉴스] 에스파 윈터, 높은 콧대까지 똑 닮은 미모의 엄마 공개
- [뉴스] 비행 중 비상문 앞에서 난동 부린 남성에 맞서 온몸으로 싸우는 대한항공 여승무원 (영상)
- [뉴스] '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 '시즌2에 '이대남·이대녀' 성별 갈등 녹여냈다'
- [뉴스] 전지현 청담동 전셋집 최고가 74억에 사들인 새 집주인, '부동산 큰손' 중국인이었다
- [뉴스] 수수한 옷차림에 달라진 비주얼로 태국 리조트에서 포착된 '블랙핑크' 리사... 무슨 일인가 봤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