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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3세대 G80 F/L,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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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4-01-15 10:45

제네시스 3세대 G80 F/L,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제네시스 3세대 G80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현행 모델을 처음 만났을 때 G80은 혁신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진화했다고 평가했었다. 특히 디자인 질감은 물론이고 인테리어의 물리적인 질감에서 분명 독일차와 다른 독창성이 있다. 상대적으로 호화로운 느낌이 더 하다는 것이 포인트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지인 중국은 물론이고 과거 시장 트렌드를 좌우했던 미국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상대적인 비교에서는 그렇다. 그런 한편으로 지금 상황에서 메커니즘이나 하드웨어에서 더 이상의 진화가 있을까 할 정도라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이 글을 쓰는 기자를 비롯한 소위 자동차 전문가들은 여전히 주행성의 진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솔직히 그 차이가 체감되지는 않는다.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사용자를 위해서는 필요충분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보다는 물리적인 질감과 호화로움에 더 눈길이 간다.

지금은 그동안 자동차시장 트렌드를 반영해왔던 글로벌 모터쇼보다 더 많은 이슈를 생산해 내는 CES 가 자동차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CES 2024의 화두는 인공지능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었다. 인공지능이 자동차에 접목이 된다는 것은 챗 GPT등과 더불어 커넥티비티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변화가 주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시각을 중심으로 하는 물리적인 변화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탑승자의 경험을 확대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화두가 등장한지가 10년이 가까워져 가지만 지금은 디지털화로 진화한 정도다.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답은 없다. 여전히 스마트폰에 더 많은 손길이 가는 세상이다.

물론 그보다 더 큰 틀에서의 에너지 대전환이 전재되어야 한다는 점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의 생산과 유통, 사용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측면에서의 비즈니스를 통해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수소 사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란이 있지만 현대차의 수소 중심 사회는 이해할만한 측면이 있다.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고자 배터리 전기차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제는 배터리 생산에 필수인 원자재와 희토류에서 중국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LCA차원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서는 수소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고가의 연료전지와 수소 생산과정에서의 비용과 온실가스 배출 등 걸림돌이 많다.

이런 이야기들이 등장한 것은 지금 자동차는 20세기 개념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으로 말하면 과거와 같은 물리적인 변화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제네시스 G80은 ‘디자인이 브랜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제품으로서의 독창성을 완성했다. 플래그십 모델 G90를 통해 보여 준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에 더해 GV80을 통해 새롭게 완성한 쿼드램프를 중심으로 한 두 개의 라인과 여백의 미와 웰빙 공간을 주제로 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조합해 브랜드의 중핵 모델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스타일링 디자인에서 제네시스만의 독창성을 완성한 것이다.

그러면서 인테리어는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대시보드의 레이아웃을 비롯해 디지털 콕핏이라는 문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서 같은 브랜드는 물론이고 경쟁 브랜드들과도 차별화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됐다. 곡면형 디스플레이창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결국은 물리적 버튼과 스위치를 줄여 가면서 센터 스택의 컨트롤 패널로 차별화할 수 없을 정도로 통일되어가고 있다.

‘한국적’인 것 이상의 경쟁력이 필요하다

4년 전 현행 모델 출시 당시 제네시스는 G90부터 주창하기 시작한 ‘강남 태생’과 ‘서울의 럭셔리 아이콘’에 이어 아예 ‘한국적’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차별화 포인트를 다른 곳에서 찾고자 한 것이다.

현행 G80은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채용한 말 그대로 풀 모델체인지한 모델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을 완성했으며 파워트레인의 강화로 주행성에서도 또 한 단계 진화했다. 풀 디지털화, ADAS 기능의 만재 등 이 시대 동원 가능한 모든 기술을 채용해 상품성 면에서도 많은 공을 들였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30년부터 배터리 전기차만 판매한다. 그렇다면 현행 G80이 다시 한 번 모델체인지를 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짧은 기간을 위해 투자를 할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보다는 디지털화, 커넥티비티,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 회사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가 소프트웨어 정의자동차(SDV)가 10년 안에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완성차회사, 공급업체 및 기술 회사가 차량의 소프트웨어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디지털화는 전자장비의 채용 증가로 이어진다. 많은 가전제품이나 PC, 스타트폰이 그렇듯이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더 비중을 둔다. 자동차의 디지털화도 마찬가지이다. 소프트웨어는 물리적인 패널을 위해 금형을 제작하지는 않지만 반도체라는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다. 배터리가 그렇듯이 당장에는 모두 외주에 의존한다. 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완성차회사들은 브랜드 내 모든 모델들에 같은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배터리와 반도체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이미 하이브리드용 배터리를 자체 설계해 SK온에 위탁생산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BYD 등은 이미 반도체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반고체부터 시작하는 업체도 있다.


G80 부분변경 모델은 이 시대 자동차가 가야할 길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외부에서는 그릴 주위나 리어 범퍼 아래의 디테일에 변화를 준다거나 휠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 스탠다드 모델과 스포츠 모델의 그릴 패턴으로의 차별화도 이제는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런 변화는 수없이 반복된 것 중 하나다. 이제는 그 정도로 새로움을 제공할 수는 없다. 20세기 GM이 창조했던 의도된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디자인의 변화를 통해 전혀 다른 새 차로 보이게 해 왔던 그동안의 전략이 무의미해 질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빠른 속도로 인테리어의 디지털화를 추구하고 있다. 2023년 봄 출시한 G90보다 더 진보된 디지털화는 지난 가을 출시한 GV80 부분 변경 모델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과거 내연기관시대처럼 기다렸다가 상위 모델부터 탑다운하는 방식이 아니라 새 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

전체적인 대시보드 레이아웃의 변화가 가장 크다. 물론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나로 합쳐진 27인치 디스플레이창이 중심이지만 센터 페시아에는 여전히 아날로그 감각을 살린 물리버튼이 남아 있다. 이 디스플레이창을 2분할이나 3분할로 해 사용편의성을 높인 것도 적지 않은 변화다. 오른손을 자연스럽게 뻗어 작동할 수 있는 컨트롤 패널도 제네시스 브랜드의 아이콘화되어가고 있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과연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야 할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투 톤 컬러의 스티어링 휠과 가죽, 알루미늄, 리얼 우드 등 고급 소재를 적용한 크래시 패드와 센터 콘솔 등이 그런 의도를 보여 준다. 유튜브와 웨이브 등 OTT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뒷좌석용 14.6인치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같은 맥락이다. 5미터가 넘는 전장도 그렇지만 리어 시트를 위한 배려를 보면 쇼파 드리븐카로써의 사용도 가능한 구성이다.

그래도 아직은 내연기관차가 시장의 중심에 있다. 그것은 여전히 익숙함도 경쟁력이라는 얘기이다.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제네시스가 사용하는 기법은 화려함이다. 그 화려함의 기본은 넓은 실내공간이다. 그것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리어 시트용 태블릿 PC는 옵션이기 때문에 실제 채용빈도는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런 차별화를 시장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마케팅이 필요하다. 20세기 방식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소비자 어필 마케팅을 창조해야 한다. 과연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야 할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여러 번 강조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리미엄의 성지인 중국시장 공략이 필요하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46%에 달하는 GM은 뷰익과 캐딜락으로 중국시장 개척에 성공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당장의 역할은 브랜드 이미지와 더불어 수익성 제고다. 그것이 가능해야 미래에 투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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