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712이로운 자동차(4) 120년 전, 진짜 장갑을 보관하기 위해 탄생한 '글로브 박스'
조회 4,384회 댓글 0건
머니맨
2024-01-19 11:25
이로운 자동차(4) 120년 전, 진짜 장갑을 보관하기 위해 탄생한 '글로브 박스'
자동차에는 안전하고 편리한 운전을 돕는 수많은 장치가 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초기 자동차에는 전조등, 실내 거울, 방향 지시등, 와이퍼처럼 지금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편의 장치를 볼 수 없었다. 그리고 한 세기를 거치면서 구동계 못지않게 안전과 편의를 위한 진화가 이어져 왔다. 자동차를 이롭게 하는 수많은 장치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AI 생성 이미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새 차를 받고 난 후 '글로브 박스(Glove Box)'에 보관된 '사용 설명서'를 펼쳐 본 이들이 얼마나 될까? 일반적인 관리에 필요한 상식부터 각종 장치의 사용법은 물론 숨겨진 기능까지 속속들이 알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참고서지만 대부분은 아주 오랜 시간 글로브 박스에 방치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왜 글로브 박스, 장갑을 보관하는 상자로 부르는 것일까?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지만 글로브 박스는 1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몇 안 되는 자동차 편의 사양 가운데 하나이고 또 장갑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먼저 글로브 박스는 정확한 용어가 아니다. 정확한 명칭은 칸이 나뉘어져 있거나 소품 등을 보관하는 사물함을 의미하는 글로브 컴파트먼트(glove compartment)지만 글로브 박스라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니다. 이어지는 표현은 그래서 일반적으로 쓰는 글로브 박스로 한다.
글로브 박스는 초기 자동차의 구조적인 특징때문에 탄생했다. 칼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등장한 이후 20세기 초까지 자동차는 플라이휠을 수동으로 돌려 시동을 걸었다. 또 고장이 잦아 운전자는 어디서든 기름때를 묻혀 가며 정비를 해야 했다. 모두 장갑이 필요한 상황이다.
1915년 피어스-애로우(Pierce-Arrow)
결정적으로 덮개가 없는 자동차를 추운 날씨에 몰기 위해서는 장갑이 필수였다. 그러나 장갑을 보관할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은 없었다. 대부분이 공구 상자 같은 작은 상자에 여러 켤레의 장갑을 보관했다.
운전이나 막일에 쓰는 장갑은 그렇게 보관하면 됐다. 하지만 여성들의 생각은 달랐다. 특히 자동차를 소유한 상류층 여성 사이에서는 고급스럽고 꽤 비싼 장갑이 유행했다. 하지만 운전을 하지 않을 때 장갑은 거추장스러운 소품이 됐다. 무겁고 두툼한 장갑이 필요한 겨울에는 더 그랬다.
최초의 글로브 박스가 언제 어느 모델에 적용됐는지는 분명치가 않다. 미국 윌리엄 패커드와 제임스 패커드 형제가 설립한 패커드사의 모델 B가 최초로 글로브 박스를 장착한 차량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과 다르지 않게 작은 상자를 실내에 비치한 것에 불과했다.
그 때도 적지 않은 운전자들이 대시보드 아래 공간에 작은 공구나 소품 그리고 장갑을 보관할 수 있는 글로브 박스를 달고 있었다. 자동차의 엔진이 앞쪽으로 옮겨가면서 만들어진 공간이 그렇게 활용되기 시작했지만 동승자는 큰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도로시 레빗(Dorothy)
미국 최초의 여성 레이서로 스피드 걸로 불리는 도로시 레빗(Dorothy)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레빗은 자신이 쓴 '자동차와 여성(The Woman and the Car)'에서 동승자석 대시보드 아래에 장갑을 보관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레빗이 세운 최초의 기록은 수두룩 하지만 현재까지 남아있는 흔적이 바로 글로브 박스인 셈이다.
요즘 것과 비교해 크기는 작지만 잠금 장치가 있고 대시보드에 깜쪽같이 숨겨지는 현대적 개념의 글로브 박스는 1915년 피어스 애로우(Pierce Arrow)가 최초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에도 글로브 박스는 일부 브랜드에 제한적으로 적용됐고 본격적인 보급은 1930년대 들어서면서 시작했다.
대량 생산의 선도자 포드와 고급차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캐딜락에 글로브 박스가 장착되면서 이후 제조사마다 크기와 위치, 개수 등을 달리하며 경쟁을 벌였다. 글로브 박스는 기존 자동차에서 대시보드 중앙에 있던 클러스터를 운전석 쪽으로 몰아내기도 했다.
이후 자동차의 대시보드는 클러스터와 센터패시아, 글로브 박스로 3분할 디자인을 하는 것으로 정착됐다. 글로브 박스 역시 한 세기를 거치면서 진화했다. 주로 여성들이 사용하는 위치의 특성으로 메이크업을 위한 트레이와 소품이 들어가기도 했고 CD 체인저, 냉장 기능이 들어가기도 했다.
기아 EV9 파라볼릭 모션 글러브박스
가장 최근의 변화는 냉장 기능과 함께 용량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기아 EV9의 글로브 박스 용량은 무려 8ℓ 이상이다. 일반적인 글로브 박스의 용량은 4~5ℓ 수준이다. EV9 글로브 박스는 포물선을 그리는 운동 메커니즘을 응용한 '파라볼릭 모션 글러브박스'로 용량을 크게 늘렸다.
글로브 박스는 한 때 비밀스러운 소품을 보관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그러나 버튼키가 나오면서 아무도 모르게 숨겨둔 비상금 같은 비밀스러운 소품을 보관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도 생겼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암호를 입력해야만 여닫을 수 있는 글로브 박스도 등장했다.
자동차 실내에서 글로브 박스는 트렁크에 이어 가장 큰 수납 공간을 갖고 있지만 그 안에 무엇을 보관하고 있는지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어쩌면 글로브 박스에 추억의 물건이나 혹은 잊고 있던 비상금이 있을지도 모른다. 당장 열어 봐라.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을사년 신차 8할이 '전기차'...내연기관차도 하이브리드카가 대세
[0] 2024-12-02 14:45 -
캐딜락, 블랙으로 존재감 각인 '에스컬레이드 트와일라잇 스페셜 에디션’ 출시
[0] 2024-12-02 14:45 -
바이두, 中 본토 밖으로 영역 확장… 홍콩에서 '아폴로 고' 자율주행차 승인
[0] 2024-12-02 14:45 -
BMW, 20마력 증가로 더 강력한 2세대 부분변경 'M2' 국내 출시
[0] 2024-12-02 14:45 -
'매출 부진 압박' 스텔란티스 그룹 초대 CEO '카를로스 타바스' 사임
[0] 2024-12-02 14:45 -
[EV 트렌드] 폭스바겐-리비안 협력, 차세대 '골프' 재창조…2029년 출시
[0] 2024-12-02 14:45 -
미국 단독 리콜왕 놓친 '포드'...한 달 평균 6건, 공동 1위에 오른 업체는?
[0] 2024-12-02 14:45 -
지프, 악동 레니게이드 스트리트 몬스터 첫 시리즈 ‘브레드 에디션’ 출시
[0] 2024-12-02 14:45 -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부분변경 디자인 공개...내년 1분기 본격 판매
[0] 2024-12-02 14:45 -
'모터스포츠 경험과 기술 집약' 현대차 아반떼 N TCR 에디션 판매 개시
[0] 2024-12-02 14:4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테슬라, 비용감소 위해 인력 감축 'HR 수석 이사 떠나고 슈퍼차저 팀 해체'
-
[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7] 눈 부신 5월의 맛, 담양 '고서창평국밥'...feat X5
-
전기차 충전 '부르면 간다' 현대차 픽업앤충전 서비스, 전국 6개 광역시 확대
-
'아이들의 상상 속 미래도시' 현대차 키즈 모터쇼 개막...고양 스튜디오에서 내달 말까지
-
2024년 5월 국산차 판매조건/출고대기 정리
-
BMW 그룹 코리아, BMW∙MINI 고객 대상 ‘패밀리 위크’ 캠페인 진행
-
MINI 코리아, 순수전기 모델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전 예약 실시
-
보쉬 전기자전거 ‘Explore Seoul City Ride’ 첫 도심 팝업 스토어 성료
-
한국자동차공학회, 2024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 참가팀 모집
-
'하루에 1만 9000원으로 1000km 주행' 니오, 반고체 배터리 내달 출시
-
쉐보레, 전국 약 400개 서비스 네트워크 ‘2024년 봄맞이 오너케어 캠페인’ 실시
-
테슬라 자율주행 고삐 풀어준 중국, 바이두와 고정밀 지도 등 협력 확대
-
르노코리아, 새로운 전시장 콘셉트 ‘rnlt’ 전국 확대...대구 수성 대리점 오픈
-
[기자 수첩] '내연기관 느낌 그대로' 수소 엔진은 전기차를 몰아낼 수 있을까?
-
샤오미 SU7이 남긴 포인트들
-
[영상] 블랙은 진리, 제네시스 G90 블랙
-
美, 긴급제동시스템 2029년부터 신차 의무화...연간 사망자 360명 감소
-
[EV 트렌드] '이 정도면 주유 수준' 폴스타 5 프로토타입 10~80% 충전까지 10분
-
MINI 코리아, 순수전기차 ‘뉴 올 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샵 온라인 사전 예약
-
매출 1조 타타대우상용차, 20년 만에 '대우' 떼고 리브랜딩...앰블럼도 교체
- [유머] 트럭 프라모델
- [유머] 틀딱 상담소
- [유머] 하늘섬에 올라가는 방법 엘바프에서나올듯
- [유머] 자칭 현직 경찰 간부 “성범죄 무조건 기소의견과 진술서 조작”까지 공공연하게 ‘폭로’
- [유머] 사회적 생매장 사건들
- [유머] 수원에 생긴 만년설
- [유머] 대형사고
- [뉴스] 민희진, 뉴진스의 '탈 어도어' 배후설 휩싸였다... '템퍼링 의혹' 제기
- [뉴스] '사기도 성의껏 해야'... 서행하고 있는 차 빤히 보더니 뚜벅뚜벅 걸어와 부딪친 여성
- [뉴스] 정형돈,'10kg 감량' 살 더 빠진 근황 공개... '바지 흘러내려'
- [뉴스] 송강호, '여자배구 아기자기하다' 발언 논란에 사과... '잘못된 단어 선택이었다'
- [뉴스] '고속도로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다'... '프로듀스X101' 조작 피해자 김국헌의 뜻밖의 근황
- [뉴스] '내남결 부부'에서 현실 부부 된 장재호♥공민정, 결혼 3개월 만에 임신 발표
- [뉴스] 제시, '팬 폭행 방관' 무혐의 후 한 달만에 첫 심경글... '인생은 롤러코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