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384[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3] 끈끈한 구수함 '용궁 단골식당' feat. BMW X5
조회 1,959회 댓글 0건
머니맨
2024-03-07 17:25
[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3] 끈끈한 구수함 '용궁 단골식당' feat. BMW X5
경북 예천 삼강(三江)에서는 계절마다 다채로운 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매년 9월 열리는 '삼강주막 나루터 축제'의 지난해 모습이다.(사진 예천군)
정지용은 시 고향에서 ‘산 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라며 나이 들어 고향을 돌아본 소감을 썼다. 고향 예천이 그랬다. 강과 산, 들판은 그대로였다. 새들도 바람 소리도 그대로인데 그때의 안정감, 풍요로움이 느껴지지 않는 고향이었다.
멱 감던 소년들도 없고, 넓적한 돌에 빨래를 두드리던 아낙들도 없는 예천은 그립기만 하고 정작 찾아오면 떠도는 구름 같은 울적함을 준다. 그 울적함 때문에 고향에 온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럴 땐 국밥이 제격이다. 예천에는 서울 사람들도 안다는 국밥집이 있다. 그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이제는 사람들이 꼬리 지어 줄을 선다. 험지는 아니어도 쉽게 갈 수 없는 시골에 한 시간 이상을 줄 서는 국밥집이 있다는 소문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경북 예천을 휘감는 삼강(三江)은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만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부산에서 내륙으로 들어오는 물자는 사람과 함께 삼강 주변에 큰 주막을 형성하게 했고 지금도 예전 모습 그대로의 삼강주막이 보존돼 있다. 사진은 경북 예천 용궁 단골식당이다.
그것이 아무리 흔한 순댓국이라고 할지라도.
예천 용궁면에 위치한 단골식당. 예천군이 산지가 많은 것에 비해 용궁면은 작은 평야가 펼쳐진 곳에 있다. 바다와 한참 먼 내륙의 논밭 한 가운데 작은 마을이 용궁이라는 지명을 쓰고 있다. 용과 연관 있는 지명이 주변에 있었거나 바다의 용궁을 육지에 만들고 싶었던 욕망이 지명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문헌을 찾다 내린 쉬운 결론이다.
무엇보다 여기가 순대로 유명해진 유래가 더 궁금하다. 용궁면 근처에는 삼강주막이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잘 알려진 이곳은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만난다고 해 삼강이다. 강을 통해 내륙으로 이어지는 물자들이 왕성하게 드나들던 요충지였다. 삼강으로 온 물자들은 문경새재를 넘어 한양으로 옮겨갔다. 경상도의 육로를 연결하는 수로로써 삼강이 만나는 곳은 보부상과 사공들로 넘쳐났다.
부산에서 내륙으로 들어오는 물자는 사람과 함께 삼강 주변에서 큰 주막을 이루었고, 주막에는 얼큰하고, 구수하고, 시원한 국이 늘 솥에서 끓고 있었다. 마침 예천 지역은 집마다 소와 돼지를 많이 키웠고 도축장과 소, 돼지, 닭을 거래하는 오일장이 흔했다. 예천의 마을 중에서도 용궁면은 두 가지 조건을 갖춘 지역이었다.
용궁 단골식당에서는 느끼한 맛이 없고, 담백하면서도 끈끈하게 구수함을 살린 순댓국을 맛볼 수 있다.
단골식당의 첫 주인이 마을에 흔했던 돼지 막창에 여러 가지 채소와 선지, 당면, 부추, 찹쌀을 넣어 용궁 장날에 국밥으로 팔면서 그 인기가 대를 이어 지금까지 성행하게 됐다고 한다. 첫 주인의 아들과 며느리, 손자가 분주하게 오가는 단골식당 안은 단아하다. 기다린 시간만큼 순댓국은 무난했다. 무난한 순댓국을 만나기가 어려운 요즘, 단골식당의 맛은 노력으로 찾은 맛이다.
약간 싱겁다고 느끼는 순간 새우젓과 잘게 썬 고추를 넣고 국물을 휘저어 간을 맞추면 줄 서서 기다린 보람이 찾아온다. 고기와 순대가 충분하고 국물이 들락날락할 때는 끈끈한 구수함이 전해온다. 국물은 맑은 듯 진하고, 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럽게 씹힌다. 순대 하나를 통으로 입에 넣으면 내용물을 감싸고 있던 막창이 쫄깃하게 씹히고 선지를 필두로 당면과 익은 채소들이 조화롭게 입안 가득 구수함을 전한다.
순댓국에 오징어불고기를 반찬처럼 곁들여 먹으면 두 맛의 조합이 왜 어울리지 하며 놀라게 된다.
오래 삶은 돼지 머리 고기와 내장 부위들이 골고루 들어가 있고, 손질 후 특유의 냄새가 없어서 국물의 개운함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씹는 재미를 더해준다. 느끼한 맛이 없고, 담백한데 깊이가 있는 순댓국을 만난 기분이다. 아무렇지 않게 한 끼 때울 요량으로 먹던 순댓국이 원래는 이런 맛이었구나, 감탄한다.
여기에 오징어불고기를 반찬처럼 곁들여 먹으면 두 맛의 조합이 왜 어울리지 하며 놀라게 된다. 오징어불고기는 경북 지방에서 생선을 숯불에 구워 먹던 전통이 이어진 것이다. 양미리, 간고등어와 같이 시간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 음식을 경상도 북부지방 사람들은 소죽을 끓인 등걸불에 불맛을 입혀 구워 먹는다. 단골식당의 오징어불고기도 사실은 오징어 석쇠 구이 같은 방식이다. 잡자마자 배 안에서 얼린 오징어에 양념을 발라 구운 오징어불고기는 사실 불맛 보다 양념에 숨은 비결이 있어 보인다.
첫 주인이 하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자손 주인들의 노력이 고맙다.
곁들여 내오는 찬들의 맛도 구수하다. 예천 전통 막걸리가 더해져 고향을 찾아온 나그네의 울적한 마음을 달래 준다.
단골식당을 나서며 아쉬웠던 점은 오래된 전통과 이야기가 있는 식당이 정서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줄 서서 먹는 소문난 맛집이지만 삼강과 보부상,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일장에서 웅성거리며 먹던 순댓국에 얽힌 사람들의 감정이 보이지 않았다. 그 역사적 감정마저 돈만 많이 벌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매몰된 것이 아닌가, 서운했다. 그러한들 어떡하겠는가! 고향을 찾아온 나그네의 울적한 마음을 달래 주었으면 그만한 게 없겠다 싶다.
예천을 떠나는 아쉬움에 낙동강 길을 따라 천천히 차를 몰며 상념에 젖어 보았다. 그날의 소년과 아낙들은 없지만 여전히 천천히 흐르는 낙동강과 옷자락을 펼친 듯한 비봉산이 그대로여서 감사했다.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때 고향을 찾아가 보는 것은 잘한 일이었다.
[글과 사진 양승덕/정리 김흥식]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기아, 3분기 총 76만 3693대 판매...매출액 감소ㆍ영업이익 2조 8813억원 0.6%↑
[0] 2024-10-25 16:45 -
'이상을 현실로 미래 모빌리티 여기에' 현대차기아, 2024 아이디어 페스티벌
[0] 2024-10-25 16:45 -
국산·수입 중고차 11월 시세 하락, SUV 수출 호황에 쏘렌토·스포티지·투싼 상승
[0] 2024-10-25 16:45 -
한국타이어, '2024 현대 빅타운' 참가...스마텍 소개 및 트럭·버스용 타이어 전시
[0] 2024-10-25 16:45 -
할리데이비슨코리아, 2024 경찰청장배 경찰대형오토바이 경진대회 지원
[0] 2024-10-25 16:45 -
하만, 뱅앤올룹슨 제네시스 챔피언십 공식 협찬...버추얼 베뉴 라이브 체험 존 운영
[0] 2024-10-25 16:45 -
현대차, 주말에 서울랜드에서 상용차 라인업 매력 체험 ‘현대 빅 타운’ 개최
[0] 2024-10-25 16:45 -
BMW와 벤츠의 중국 합작 브랜드 이온치 출시
[0] 2024-10-25 09:45 -
태국, 9월 자동차 생산 25% 감소… 8개월 연속 하락
[0] 2024-10-25 09:45 -
테슬라, 새로운 슈퍼차저 프로젝트 오아시스 계획 발표
[0] 2024-10-25 09:4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LFP 배터리 탑재, 이 스펙 실화? BYD, 전기 슈퍼카 양왕 U9 공식 출시
-
중동 및 아프리카로 달리는 中 전기차 '샤오펑' 2분기부터 5개국 진출
-
현대차 · 기아 해외서 팬데믹 이전 생산 회복 '4년 만에 최다 368만 대'
-
[김흥식 칼럼] 中 BYD '상유정책 하유대책'...보조금 이외의 경쟁력 갖춰야
-
지프의 야심찬 전동화 계획, 2025년 전기차 2종 포함 신차 5종 대기 중
-
오히려, 전기차의 미래가 또렷해지다
-
한국타이어, 내구성ㆍ빙판길 제동력 향상 겨울용 타이어 ‘윈터 아이셉트 iZ3’ 북미 출시
-
현대차그룹-런던대 SOAS, 아프리카 지속가능한 구조변화 연구소(CSST) 개소
-
카니발과 맞대결? 현대차 스타리아 1.6 하이브리드 국내 인증 완료
-
필립 베르투 彿 대사,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방문...오로라 프로젝트 성공 기대
-
[칼럼] 5~6년 후 중국산 LFP 배터리가 몰고 올 대 재앙에 대비해야
-
[EV 트렌드] 中 지커, 007 세단 본격 양산 56일 만에 '1만 대 생산 돌파'
-
'녹(綠)슬라' 사이버트럭에 대한 테슬라의 비공식 항변...먼지같은 오염일 뿐
-
'폭스바겐의 마지막 내연기관 신차' 2세대 완전변경 티록 혹한기 테스트 돌입
-
현대차·기아, 협력사 직원 모집부터 채용까지 논스톱 'Here We Go' 실시
-
현대차, 아이오닉 5 등 전기차 정부보다 많은 보조금...최대 700만원 할인
-
중국 화웨이, 둥펑자동차그룹 M히어로와 전략적 협력 계약 체결
-
중국 자율주행기업 하오모, 1억 위안 이상 자금 조달
-
배터리다이브, “2040년 중국의 전고체시대 야심 보인다.”
-
미국 리비안, 10% 인력 감축 등으로 주가 15% 하락
- [포토] 섹시걸스
- [포토] 홍당무우의 또다른 기능 ..
- [포토] 노골적인 포즈
- [포토] 위로움을 자위로 달래는 대륙 여친
- [포토] 노출이 심한 여학생
- [포토] 몸짱얼짱 섹시AV배우
- [포토] 얼짱몸짱 AV배우
- [유머] 문신있으면 출입금지.. 5성급 호텔
- [유머] 배추먹는 댕댕이
- [유머] 할로윈을 준비중인 일본 편의점
- [유머] 유승준에게 현피 신청한 미국인
- [유머] 소 조심
- [유머] 스파이더 마인
- [유머] 질럿 vs 히드라
- [뉴스] 유인촌 장관, '전원일기' 동료 故 김수미 비보에... '가족 잃은 느낌'
- [뉴스] '즉석우동·순댓국·호두과자' 대박나더니... 카레·전복죽집까지 오픈하는 이장우
- [뉴스] '성매매 의혹' 최민환, '버닝썬' 최종훈에 집 주소 빌려줬다... 위장전입설 재조명
- [뉴스] '개 뛰는 소리 시끄러워'... 옥상서 반려견 '산책' 시키는 이웃에 분노해 압정 깔아둔 주민
- [뉴스] 강원도 한 40대 공무원, '허위' 초과근무로 1700만원 수령하고 전기까지 훔쳐썼다
- [뉴스] 김우석♥강나언, 핑크빛 열애 중... 11월 입대에 군화·곰신 커플 예약
- [뉴스] '아침 내내 울었다'... 아파트 첫 음방 1위 하고 한글로 수상소감 남긴 브루노 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