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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전기차 관세 100% 부과로 중국차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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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4-05-23 17:25

311. 전기차 관세 100% 부과로 중국차 막을 수 있을까?



자동차산업 격변의 중심에는 시장의 이동이 있다. 시장의 이동을 처음 주도한 것은 20세기 말의 일본이었다. 그때는 현지화와 세계화가 주제였다. 지금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거대한 시장은 물론이고 가격경쟁력으로 세계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반대로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중국 시장 재건을 위해 중국 기술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싸움의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의 1~4월 신차 판매는 10.2% 증가했고 수출은 33.4% 증가했다. 1,500만 대 수준의 미국 시장과 3,000만 대를 넘긴 중국 시장의 차이를 제대로 해석해야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최근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중국 자동차의 위상과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변화를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세기 말 일본차가 미국에 상륙했을 때 디트로이트 메이커들은 무시했었다. 미국차의 품질과 성능을 결코 따라올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때도 관세 규제를 동원했지만 막지 못했다. 일본차는 연비성능이 좋은 중저가형 모델을 동원해 미국은 물론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현지 생산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 신의 한 수였다. 판매하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논리를 만들어 냈다. 일본차는 2018년 최대 2,864만 대까지 판매됐었다. 2023년에는 2,454만대로 줄어 들었다.

지금 미국이 전기차 관세를 25%에서 100%로 높인 것이 자동차 산업이나 미국에 무엇이 최선일지에 대한 고려에서 나온 것일까에 대한 질문이 있다. 중국혐오증을 이용하여 미국의 지정학적 경쟁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포퓰리즘적 방법이라는 의견이 미국에서 나왔다.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 잘못된 정책을 저지르고 있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관세가 아니라 더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2023년 중국의 자동차 생산 대수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3,016만 대, 판매 대수는 12% 증가한 3,009만 대였다. 전년 대비 57.9% 증가한 491만 대를 수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 대국이 됐다. 2001년 WTO 가입 이후 2022년 200만 대였던 것이 22년 만에 그 15배인 3,000만 대 시대를 열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중국산 테슬라를 포함한 전기차가 있다.

20세기 말과 달리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와 배터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IRA는 결국은 중국산 전기차와 중국산 부품을 사용한 자동차의 미국 상륙 금지를 위한 것이다. 이번에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네 배인 100%로 인상했다. 배터리도 7.5%에서 25%로 인상했다. 소위 전문가들은 중국산 자동차가 위기를 맞았다고 말한다. 지금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으로 수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런 말을 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미국산 테슬라 모델3와 포드의 일부 모델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차 가격이 1,700달러에서 2,300달러 가량 인상될 수 있다. 이는 미국시장 전기차로의 전환을 늦추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크게는 러스트 벨트의 표를 노린 정책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전기차에는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산 전기차도 중국의 원자재가 없으면 배터리 공급이 어렵다. 한국 전기차가 많이 팔릴수록 당장에는 수익의 상당 부분이 중국으로 간다. 지금 테슬라를 포함한 미국산 자동차들은 중국산 부품을 31~50% 정도 사용하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 원자재가 동남아 국가 등에서 가공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것까지 합하면 훨씬 높아진다.



중국을 감정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독재국가가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중국의 정치 체제를 부정적으로 보지만 그것은 누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이라는 표현을 들을 정도까지 경제력이 약해졌으나 몰락하지는 않았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강점을 가진 산업 특성도 있고 1억 2,000만에 가까운 인구도 한몫했다.

미국이 몰락하느냐 중국이 몰락하느냐에 대한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선거를 위해 무한한 국체를 발행하는 미국이 안전할지, 아니면 정권을 위해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중국이 위험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때다. 정치적으로나 영향력 측면에서 두 나라의 힘에 변화가 있다고 해도 시장은 존재한다. 그 시장 규모가 중국이 미국의 다섯 배다. 국가 GDP로는 비슷하지만 1인당 GDP는 아직 차이가 크게 난다. 그래도 3,000달러 초저가에서 100만 달러 초고가의 상품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시장이다.

그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과거 삼성전자가 일본과 대만 등 반도체업체들과 메모리 반도체 경쟁을 할 때는 제로섬 게임 전략을 취했다. 가격 경쟁력으로 대결한 것이다. 단일 기업인 그들과 달리 삼성전자는 그룹 차원에서 자금을 동원할 수 있었고 그래서 우위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지금 중국 자동차는 그런 제로섬 게임을 시작했다. 한국처럼 그룹 차원의 지원이 아니라 정부의 힘을 등에 업고 있다. 그 배경에는 14억이라는 시장이 있다. 미국 정부가 IRA를 동원해 미국 생산을 유도하는 것과는 다른 전략이 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시장을 어떻게 장악하느냐가 관건이다.

2023년 말 기준 중국 자동차 보유량은 3억 3,600만 대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 중 신에너지차는 2,041만대로 전체 판매에서 6.07%의 점유율을 보였다. 신에너지차(BEV+PHEV)가 37.9% 증가한 950만 대였다. 전체 신차 판매에서 신에너지차 점유율은 31.6%로 전년 대비 5.9%포인트 증가했다.

그 시장에서 폭스바겐은 2019년 423만 대에서 작년에는 324만대로 줄었다. 다시 2030년 400만 대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GM은 2017년 400만 대에서 2023년에는 210만대로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174만 대에서 2013년 25만대로 감소했다.

중국 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사뿐이다. BMW 그룹의 2023년 중국 시장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82만 4,932대였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2023년 중국 시장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도와 비슷한 76만 5,000대였다. 하지만 하이엔드 모델의 판매는 급증했다. 특히 마이바흐와 G클래스의 판매는 각각 전년 대비 21%와 22% 증가했다. 아우디도 13.5% 증가한 72만 9,042대였다. 중국 시장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BYD, 지리홀딩스그룹, 창안자동차그룹, 체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그룹 등 5개 자동차 업체가 전 세계 판매 상위 20위 안에 들었다. 이들 5개 업체의 글로벌 총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1,143만 대였다.



테슬라는 중국에 자율주행 AI를 훈련시키기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계획 초기 단계에 있다. 테슬라는 더욱 완전한 자율 주행 차량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훈련하기 위해 중국에 데이터 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개발 중이다.

토요타자동차는 2024 오토 차이나에서 첨단 지능형 주행 솔루션 개발을 위해 중국 정보 기술 기업 텐센트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중국 최대 매신저 위챗의 소유주인 텐센트가 토요타의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에 AI,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첨단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토요타의 모빌리티 서비스와 연결해 다양한 모바일 교통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닛산도 바이두와 AI 및 스마트카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여기에는 공동 개발 및 연구, 바이두의 AI 솔루션을 중국의 닛산 차량에 통합하는 것이 포함된다. 닛산은 이번 협력의 목표는 스마트 시스템과 AI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를 지역적으로나 전 세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그것을 할 수 없다면 중국에서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이는 전기차와 첨단 기술을 우선시하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유사한 기술을 자사 모델에 통합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 말해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 소비자들을 위한 차만들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 브랜드가 외국 브랜드를 압도하면서 시장 지형이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승용차협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3월 중국 승용차 시장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69만 대였다. 그중 중국 브랜드 매출은 19% 증가한 93만 대, 합작 브랜드는 8% 감소한 50만 대였다.



외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하락했다. 2022년 중국자본업체의 중국 승용차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5.4% 상승한 49.9%로 2019년 저점 대비 15% 이상 늘었다. 반면, 일본계, 독일계는 20% 이하로 떨어졌다. 미국계는 10% 미만으로 나타났으며 한국계 1.6%였다. 독일 업체의 중국 점유율은 2015년 19.9%에서 2019년 24.6%로 상승했다가 이후 19.1%로 떨어졌다. 올해 3월에 독일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20.4%로 약간 상승했던 2023년 3월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일본 브랜드는 한 때 25%가 넘었으나 13.8%로 2.2%포인트, 미국 브랜드는 8.2%로 1.8%포인트, 한국 브랜드는 1% 미만으로 하락했다.

그들의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은 중국 브랜드가 차지했으며, 3월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6%포인트 증가한 54.8%를 기록했다.

BYD 왕찬푸 회장은 향후 3~5년 이내에 합작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10% 감소한 40%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배경에는 AI와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 등 미래 기술에서 파격적인 기술 개발을 하는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이 있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위상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30년 자동차 수출 600만 대, 해외 생산 600만 대, 해외 판매가 1,2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1세기 들어 시작된 'Made in China”, 'Created in China', “Created for China.”, “In China, For China”에서 이제는 “Made by China 로 바뀌고 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중국 업체들의 공급 과잉 문제다. 중국이 수출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국내 생산능력의 과잉 문제를 완화할 목적도 있다. 2022년 중국 내 자동차 공장 가동률은 54%로 2017년 67%에서 크게 악화했다. 심각한 공급 과잉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2025년 신에너지차 생산 능력은 3,600만 대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25년 신에너지차의 중국 내수 판매는 1,400만~1,600만 대 정도로 예상된다. 2,000만 대 이상의 공급 과잉이라는 계산이다. 향후 내수 감소로 인해 이는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전동화차의 세계적인 수요가 현재 생산능력을 훨씬 초과한다고 주장한다. 그보다는 글로벌 협업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화통신이 주최하는 종합 미디어 토크 플랫폼인 중국 경제 원탁회의에서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했다. 미국산 칩의 80%가 수출되고, 일본 자동차의 50%가 해외에서 판매되며, 독일 자동차 생산량의 거의 80%가 해외 시장으로 수출된다고 말했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생산하는 항공기도 해외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반면 중국의 전동화차 수출은 전체 생산량의 작은 부분만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2023년 중국에서 959만 대의 전동화차가 생산됐지만, 그 중 약 12%만 수출됐다고 덧붙였다.

그런 배경으로 중국 자동차업체는 유럽과 동남아부터 시작해 남미와 중동으로 확대하고 있다. 크게는 일대일로의 노선을 따라간다.

2023년 유럽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거의 19.5%가 중국에서 생산됐다. 2024년에는 25%에 이를 것이라고 유럽 환경 NGO T&E가 전망했다. 유럽연합은 중국 전기차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막기 위해 25~30%의 수입 관세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이 유럽으로 수출하는 자동차는 대부분 테슬라, 다치아, BMW 등이 중국에서 생산한 것이다. 중국 브랜드가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24년 11%, 2027년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 시장에서의 변화도 시선을 끈다. 2023년 태국시장의 일본차 점유율은 78%로 하락했으며 중국차가 전년 대비 2.2배 증가해 11%를 차지했다. 그러나 점유율 10%가량인 전기차 시장은 중국산이 80%를 차지했다. 호주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60%, BYD가 20%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일 모델은 토요타 코롤라가 아닌 테슬라 모델 Y라는 전기차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 산업은 진입 장벽이 낮다. 중국에서는 2023년에만 50개 이상의 회사가 배터리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를 생산했다고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 역시 신뢰성이 낮다.

그런데 여기에 화웨이와 샤오미 등 기술 기업들이 세를 확대하면서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생산 능력 향상은 시장 수요 증가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계속되고 있다. 이익률도 평균 4.3%로 형편없는 수준이다. 일부 신에너지차 제조업체는 이미 파산했으며 올해 안에 10개 이상의 회사가 파산하거나 파산 직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중국산차는 한국 업체들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업체들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도 당장에는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멕시코 생산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상하이와 베이징 모터쇼 현장에서 중국산차를 확인한 소식들은 중국 소비자들이 단순히 ‘저렴한 가격의 국산차’ ‘보조금 많이 받는 전기차’이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제품의 완성도나 편의성에서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상품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중국 로컬 브랜드의 판매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23 재팬 모빌리티쇼에 등장한 BYD의 모델들을 통해서도 확인했다. BYD는 내년에 1만 달러 전기차를 유럽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20세기 말 시작된 세계화는 막을 수 없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보호 무역주의는 탄소중립의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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