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515[기자 수첩] 급발진을 막는다? 오조작 빼박 증거가 된 '페달 블랙박스'
조회 1,097회 댓글 0건
머니맨
2024-09-04 18:25
[기자 수첩] 급발진을 막는다? 오조작 빼박 증거가 된 '페달 블랙박스'
지난 7월 전남 고흥군 고흥읍 산길에서 발생한 급가속 사고 운전자가 사고 직전까지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수 차례 조작하는 페달 블랙박스 영상
[김흥식 기자] 인터넷에는 '급발진 대비용 페달 블랙박스'가 절찬리에 팔리고 있다. 3, 4만 원대 저가도 있지만 유명 변호사, 자동차 명장의 이름을 달고 개당 30만 원에서 40만 원까지 고가에 팔리는 제품도 수두룩하다.
페달 블랙박스는 운전자의 페달 조작 상태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영상 장치다. 업체들은 최근 급발진 주장 사고가 쟁점이 되자, 영상 기록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고 분석 및 예방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하며,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식이다.
수많은 전문가, 심지어 정치권까지 급발진 사고 예방을 위해 페달 블랙박스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법안까지 발의했다. 페달 블랙박스가 어떻게 급발진을 막고 차량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너도 나도 달기 시작한 페달 블랙박스는 그러나 의도와 다르게 차량의 결함에 따른 급발진 사고가 아닌,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착각한 운전자의 오조작 사고라는 명백한 증거로 활용되고 되고 있다.
지난 7월 전남 고흥군 고흥읍 산길에서 60대 운전자는 아무리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고를 냈다. 운전자의 아내는 '남편이 15년 동안 운전 강사를 했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라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경찰에 제출한 페달 블랙박스는 그러나 전혀 다른 증거가 됐다. 블랙박스 영상에서 사고 운전자는 사고 직전부터 가속 페달을 수 차례 밟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본 운전자도 꽤 당황스러워했다고 한다. 급발진을 주장하기 위한 증거로 사용하려고 달아 놓은 블랙박스에 의해 차량의 결함이나 고장이 아닌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한 사고라는 점이 명확해진 것이다.
지난해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전기 택시 사고 역시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을 여러 차례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하지만 페달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는 달랐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자는 충돌 직전까지 단 한 번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다.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빼도 박도 못할 '페달 오조작'의 증거가 된 셈이다.
급가속에 따른 사고가 날 때마다 운전자 본인은 물론 다수의 전문가는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부터 의심하고 있다. 그리고 급발진 의심 사고를 예방하고 증거로 쓰기 위한 페달 블랙박스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제조사가 페달 블랙박스를 의무적으로 장착하게 하고 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물리자는 정치인도 나왔다. 하지만 너도나도 달기 시작한 페달 블랙박스를 통해 급가속 사고가 차량 결함에 의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다.
급가속에 의한 사고가 날 때마다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데에는 언론, 소위 전문가들의 책임이 크다. 매번 제동 장치 이상 등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사고로 의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운전자들이 '확증편향'에 갇히고 말았다.
확증편향은 운전자가 혹시 있을 수 있는 페달 오조작에 바로 대처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사고 순간 페달을 잘 못 조작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겨를없이 머리에 가득한 결함, 급발진이 먼저 떠 올라 영상에서 나타난 것처럼 가속 페달만 밟게 된다.
페달 블랙박스는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도 아니다. 사고 이후 수단에 불과할 뿐이고 의도와 다르게 '휴먼 에러'에 따른 페달 오조작 증거가 되고 있다. 이걸 의무적으로 장착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으니 황당할 뿐이다.
사후 수단에 불과한 페달 블랙박스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에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페달 오조작 방지 시스템은 비정상적인 가속을 감지해 엔진 출력을 제한해 급가속을 차단하는 장치다.
지난 2012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달기 시작한 일본에서는 사고가 10년간 절반이나 줄었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에도 페달 오조작 시스템(PMSA)이 탑재돼 있다.
PMSA는 전후방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빠르고 깊숙하게 밟을 경우 이를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는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 구동력 및 제동력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한다. 현대차는 PMSA 적용 차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치권까지 나서 사후 수단에 불과한 페달 블랙박스 의무화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페달 오조작을 차단해 급가속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장치부터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칼럼] 트럼프의 미국과 한국 자동차 산업 '꼼꼼한 대책으로 기회 만들어야'
[0] 2024-11-07 11:45 -
'깜찍한 베이비 카니발' 기아, 내년 출시할 신규 크로스오버 티저 첫 공개
[0] 2024-11-07 11:45 -
다나와자동차, 렌트/리스 가격비교 페이지 개편... 소비자 맞춤형 정보 제공 강화
[0] 2024-11-07 11:45 -
[영상] 자율주행차 신뢰도, 아직 갈 길이 멀다
[0] 2024-11-07 10:25 -
[스파이샷] 2025년 출시 예정, 메르세데스-벤츠 GLC EV
[0] 2024-11-06 17:25 -
EV 전환의 갈림길에 선 브랜드, 로터스의 고민과 선택
[0] 2024-11-06 17:25 -
사명 바꾼 타타대우모빌리티, 첫 차는 준중형 전기트럭 '기쎈'...내년 출시
[0] 2024-11-06 17:25 -
[공수전환] 현대차 투싼 Vs 기아 스포티지 '준중형 SUV 절대강자는 누구?'
[0] 2024-11-06 14:25 -
르노코리아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 ‘오로라 프로젝트' 공로 인정 산업포장 수상
[0] 2024-11-06 14:25 -
테슬라, 사이버트럭 캐나다 고객 인도 돌입 '공공도로 사용 불법인데?'
[0] 2024-11-06 14:2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캐딜락 XT6 美 IIHS 충돌테스트 최악의 성적표...볼보 XC60, 유일한 만점
-
기아 쏘울 · 셀토스, 2300대 美서 리콜 '시도 때도 없이 속 터지는 에어백'
-
[시승기] 실내 봐라, 현대차 투싼 1.6 터보 '완전변경급 환골탈태'...흡족한 첨단 사양
-
국내 전기차 판매 9월 이후 회복세 전환
-
전기차 판매 분위기 전환, 신차출시 및 정부지원책 확대에 9월 이후 판매 회복세
-
현대모비스 어린이 교통안전 기여 ‘투명우산 나눔 캠페인’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
-
[아롱테크] 비행기 탈 때 몸무게 잰다? 자동차도 몸무게가 중요해
-
513km 달리는 쉐보레 보급형 전기 SUV '이쿼녹스 EV' 내년 1분기 생산 개시
-
테슬라, 2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공개
-
레인지로버 배터리 전기차 티저 이미지 공개
-
[영상]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변화,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
페라리 E 랩ㆍ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파트너십 체결,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 개발
-
더클래스 효성, ‘그린플러스 존’ 운영...ESG 경영 확대ㆍ환경 보호 동참
-
'12.3인치 터치스크린' 6년 만에 부분변경 지프 신형 랭글러 사전 계약 실시
-
5년 만에 CES 참가하는 기아 'PBV 모빌리티 솔루션' 미래 비전 공개 예고
-
안전기준 부적합 토레스 · 엔진 부품 제조 불량 카니발 등 5만 9000대 리콜
-
테슬라 오토파일럿 사고 누적 1000건, 美 NHTSA 200만 대 리콜 명령
-
기아 텔루라이드, 국내 브랜드 유일 美 제이디파워 중형 SUV 부문 잔존가치상
-
슈퍼레이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로 경쟁 '하이브리드' 원메이크 레이스 신설
-
[EV 트렌드] '혼다 E' 혁신으로 가득했지만 출시 3년 만에 돌연 단종
- [유머] 님들 입냄새는 내가 해결해드림
- [유머] 백종원이 집에서 닭다리만 먹는 비법.jpg
- [유머] 방금 어떤 사람이 올린 글 봤는데...
- [유머] VPN업체가 만든 인터넷 검열 지도
- [유머] 선넘은 bhc 근황
- [유머] 이 남자.. 침대에선 어떨까?
- [유머] 오싹오싹 유영철 괴담
- [뉴스] '빚투' 논란 터진 '한식 대가' 이영숙, 흑백요리사 출연료 압류당했다
- [뉴스] '수면 마취' 비용 8만원 아끼려... 위·아래 다 비수면 내시경하는 '짠남자' 김종국
- [뉴스] 결혼식서 '까치발 키스'로 설렘 자아냈던 조세호... 아내 '키 180cm 설'에 대해 입 열었다
- [뉴스] 김소현, 온 가족 서울대 비결 '아버지가 TV선 잘라... 10년간 못 봤다'
- [뉴스] 영국 매체 '토트넘, 손흥민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 손흥민 큰 충격 받아'
- [뉴스] 브루노 마스와 듀엣곡 '아파트' 부르겠다고 하니까... 로제 '다들 말렸다'
- [뉴스] 트럼프에 '축하 메시지' 보낸 文... '나와 함께 걸었던 지도자, 북미대화 재개되기를'